비숑을 3년간 키우면서 느낀 것들

비숑 프리제를 키운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딸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키우게 되었다. 똥오줌은 물론 산책, 급식을 모두 딸아이가 책임지는 조건으로 거금 200만원을 들여 비숑프리제를 애견샵에서 데려왔다. (물론 결론적으로 딸의 말은 모두 구라로 판명 …)

그때는 몰랐다. 우리나라에 버려지는 유기견이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참혹한 개농장에서 그렇게 귀여운 애견들이 애견샵에 공급되는지도… 지금 생각해도 미쳤다. 2백만원이나 주고 강아지를 데려오다니, 결국 그런 돈들이 개농장을 활성화 시키는 사료가 된 것이리라.

여하튼 그때는 비숑 프리제의 동그란 머리 (일명 화이바)가 너무 귀여웠고, 이왕 사는거 튼튼한 놈으로 골라 오래오래 같이 행복하자는 생각으로 거금을 질렀다. 그리고 이름은 ‘또니’로 명명했다. 한자로 돼지 ‘돈’을 써서 ‘돈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경음화 되어 또니로 확정하게 되었다. 돼지처럼 잘먹고 잘살자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그런데 키운지 1년쯤 지났을까? 산책할 때 오른쪽 뒷다리를 조금씩 저는게 아닌가? 병원가서 진단받으니 슬개골 탈골이라고 한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그때 회사에서 와이프한테 전화를 받고 한동안 가슴이 아파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린 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데 슬개골 탈골은 비숑이나 푸들, 말티즈 같은 종들에게 흔하다고 한다. 수의사 선생 말로는 그나마 또니는 뒷다리 근육이 발달해서 당장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나도 되도록이면 수술시키고 싶지 않다. 다만 근육발달 및 유지를 위해서 좋은 걸 먹여야 한다.

 

비숑을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개를 키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개를 키우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알려주고자 한다.

먼저 나쁜점부터,

1. 개털때문에 항상 청소에 신경써야 한다.

그나마 비숑은 털이 거의 빠지지 않는 종이지만, 털 빠지는 종을 선택한다면 집안에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비숑이 털 안빠져서 선택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눈에 띄일 만큼 빠진다. 와이프는 멀쩡하지만 무거운 유선청소기를 버리고, 가벼운 무선 청소기로 바꿨다. 세탁건조기도 새로 샀다. 세탁건조기로 건조하면 빨래에 묻은 개털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2. 여행 횟수가 줄어든다.

같이 다니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못하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제한되어 있다. 심지어 캠핑장에도 반려견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도 많다. 해외여행이라도 하게 되면 애견호텔에 맡겨야 한다. 여행을 해도 맘이 편하지 못하다.

3. 똥 오줌을 무지개 다리 건너는 그날까지 챙겨야 한다.

매일 대소변을 받아야 한다. 그것도 약 15년동안. 그래도 똥오줌을 칼같이 가리는 똑똑한 개라면 그나마 행복한 편이다. 나는 1회용 배변 패드를 쓴다. 왜 강아지를 위한 수세식 화장실은 개발하지 않는건지? 비슷한게 있는 것 같은데 (페티루) 성능이 미심쩍다. 아침에 눈뜨면 내 소변을 보기 전에 먼저 배변패드부터 챙긴다. 개들도 깨끗해서 한번 싼 곳에 다시 싸지 않는다. 한번 쉬한 배변패드는 바로 치워줘야지 다른 곳에 오줌지랄을 하지 않는다.

4. 돈이 많이 든다.

기본적으로 사료와 개껌 등 음식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개들이 맞아야 하는 각종 주사는 왜 그렇게 많은지, 그리고 중성화 수술에도 수십만원 돈이 들어간다. 매일 2~3장 사용하는 배변패드 값도 만만치 않다. 가끔 애견호텔에 맡기면 하루에 3만원 정도 줘야 한다. 미용하는데도 8만원정도 돈이 들어간다. 특히 비숑은 많이 받는듯…

 

 

그럼 좋은 점은?

1. 퇴근하고 집에 들어갈 때 세상에 그 누구보다도 나를 반겨준다.

딸애는 자기 방에 처박혀 있고, 와이프도 ‘왔어?’ 한마디로 끝나지만, 또니는 정말 미친듯이 반겨준다. 제자리를 수십바퀴 돌고, 내게 안겨서 뽀뽀세레를 퍼부을 때까지 환영의식은 멈추지 않는다. 그것도 매일, 귀가시간에 관계없이.

2. 조건없는 사랑이 무엇이지 알게 된다.

눈빛으로 통하는게 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이 녀석이 날 진심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것도 자주 느끼게 된다.

3. 아침에 자명종이 필요없다.

보통 출근을 위해서 6시 반쯤 일어나는데, 희안하게 또니가 날 깨워준다. 막 짖으면서 깨우는게 아니라, 조심스레 침대옆을 서성거리면서 발자국 소리로 날 깨운다. 챺.챺.챺…~

 

좋은 점이 너무 적은 것 같지만, 음… 말로 표현하기가 좀 힘드네. 하여튼 우리는 애견샵에서 돈을 매개로 만난 인연이지만, 무지개 다리 건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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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숑을 3년간 키우면서 느낀 것들”의 5개의 생각

  1.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오랜만에 코코 생각이 나네요.

  2. 강아지가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1. 매일 매일 댕댕이가 행복해지도록 노력해야죠~

  3. 잘 읽었습니다. 무척이나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1. 비숑키우시나 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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