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입니다

와이프와 오후 10시 40분 메가박스에서 봤다. 본 사람들은 모두 울었다고 하던데, 나는 거의 울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부분적이고 파편적인 에피소드만 드문드문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2002년 민주당 경선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서 그 당시 절박한 상황과 노사모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아마 그때 노사모의 정치참여가 지금의 촛불혁명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2002년 그때 나는 노무현을 지지했으나, 노사모 정도의 정치의식은 없었다. 정치에 무관심했다. 97년 입사하고 5년차 대리였을 때니 일하고 애키우느라 바쁜시기였다. 지금 그 당시의 노무현의 연설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부분이 많은데, 그 때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못했던 것이 미안해진다.

이 영화는 2002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과정을 꼼꼼히 되짚어보는 역사적인 얘기와 이와 관련된 노사모 사람들, 유시민, 조기숙, 이광재, 안희정 등 주요인물들의 인터뷰가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화면구성이나 편집 등이 좀 세련되지 못하다는 것이다.  당시의 화면에 인터뷰이들의 얼굴만 잠깐 겹쳐졌다가 목소리만 나오는 부분들은 아주 구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의 유서를 읽는 장면은 부분부분 잘려서 다른 인터뷰이들의 인터뷰와 교차 편집되는데, 그냥 한 컷으로 통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인터뷰이들의 정면 숏을 너무 크게 잡은 것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 부담스러웠다.

최근 무료로 인터넷으로 개봉한 김어준의 ‘더 플랜’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이 영화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급하게 무료로 개봉되어 관객수가 의미없게 되어 버렸지만, 인터넷 무료개봉되지 않고 정식개봉되었으면 ‘노무현입니다’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스스로 잡놈으로 부르는 국내 영향력있는 언론인 2위로 선정된 김어준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대단한 사람이다.)

‘노무현입니다’는 그 형식상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분위기에 많이 편승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 기억에 없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과정을 디테일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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