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장강명 (2015)

박근혜 게이트로 온 나라의 민심이 분노로 가득차 오르는 이 때 잘 어울리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도서관에서 빌려 단숨에 읽었다.

저자 장강명은 건설회사를 거쳐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11년간 일하다가 그만두고 소설가가 되었다. 기자출신의 작가답게 문체는 간결하고 내용은 사건 위주로 구성되어 금방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는 인터넷을 통해서 여론을 조작하는 어두운 세계의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정권을 창출하는 수구세력들은 분명히 저번 대선 때 국정원 및 알바들을 동원해서 악질적인 여론 조작을 해 왔을 것이다. 그들은 댓글조작을 통한 대선개입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사에게 압력을 넣고, 채동욱 검찰총장을 혼외자 스캔들로 찍어냈다.

작가는 대형포털, 중소포털 및 SNS를 통한 반복법, 강조법 등의 무식한 테크닉을 사용한 국정원이나 알바들을 댓글부대 1세대라고 명명한다. 소설은 국정원이나 십알단의 댓글공작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작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소 폐쇄적인 소규모 커뮤니티를 공격하고 와해시켜 여론을 수구꼴통 보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2세대 댓글부대에 대해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난 사건이 있다. 최근 DJ DOC가 박근혜 게이트를 풍자하는 ‘부치치 못한 편지’라는 노래를 만들어 촛불집회에서 공연할 계획이었는데, 돌연 취소되었다. 그 이유가 일각에서 제기된 ‘여혐’ 논란이었다. 물론 트집을 잡으려면 여성혐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노래는 박근혜에게 특화된 노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분명 어떤 검은 세력에 의한 여론 조작으로 ‘여혐’ 을 크게 이슈화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속력 있는 하나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어떻게 철저히 파괴되는지 그 과정이 리얼하게 잘 나와있는 재밌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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