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 법륜

법륜 스님의 결혼생활에 대한 충고를 담은 책이다. 결혼하기 전에 읽었으면 좋았을껄.. 이미 결혼한 사람이 읽어도 유익하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조언들도 많이 있다.

법륜 스님의 말은 실제로 많은 상담을 통한  현실 밀착적인 것들이라 가슴에 딱 와 닿기는 하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 3자의 입장, 특히 스님의 입장에서 하는 조언이라 관념적으로는 옳은 얘기다. 그런데 법륜 스님이 결혼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식을 키워본 것도 아니지 않는가? 물론 경험했다고 해서 반드시 바람직한 개선책이 나오는 것은 아닐테지만, 그의 조언들이 옳게 느껴지면서도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조언의 밑바탕에 깔린 경험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아니면 세속적 인간과 수행을 하는 수도자의 차이일까? 그의 조언 중에 몇 가지라도 실천한다면 부처쪽으로 몇 걸음 전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법륜 스님의 결혼관이 충격적이다.

 

결혼할 때는 서로 좋아서 합니다. 그런데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떻습니까?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 봅니다. 이때의 근본 심보는 덕을 보자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떤가, 지위는 어떤가, 성질은 어떤가, 건강은 어떤가, 이렇게 따져 가며 이리저리 고릅니다. 이것이 바로 ‘어떻게 하면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손해 볼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자고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이 살다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

그런데 덕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어떨까요? ‘내가 저 사람을 도와서 잘살게 해줘야지’, ‘아이고 저 사람의 성격이 괄괄하니까 내가 껴안아서 편안하게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 없습니다.

 

한번도 아내 덕 보겠다고 결혼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저것 따져서 결혼한 마음의 이면에는 작게나마 상대의 ‘덕’을 보겠다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다 마찬가지 아닐까? 상대방에게 베풀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살면서 다투는 부부들이 그렇게 많은가 보다.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배우자의 덕을 좀 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법륜스님의 통찰이 날카롭다. 수많은 사람들과 상담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서 깨우친 것이리라. 아마도 한발짝 떨어져서, 제 3자가 되어 관찰하는게 통찰을 얻는데 더 좋을지도 모른다.

 

제가 “저여자 예쁘다, 정말 사랑스럽다” 하고는 가서 껴안고 뽀뽀하면 이게 사랑입니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성추행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일종의 성추행과 같습니다. 상대방은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입니다. 내 마음만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의 마음은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배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부부의 갈등이 생겨납니다. …

그렇다면 무엇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세상의 부부 중에 사랑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부는 몇 쌍이나 될까? 상대에게 베푼다는 생각으로 결혼한 사람이 극소수인 것처럼,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하고 있는 부부도 매우 드물 것이다.  법륜 스님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을 바탕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실제로 실천하는게 어렵다. 정말 어렵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챦지 않을 때 해야 합니다.

 

정답이다. 그런데 이런 경지에 오른 다음에 결혼한다면 안그래도 낮은 출산율이 더욱 낮아지지 않을까?

 

 

태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를 발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