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유감

hp 8000

나는 전자제품을 살 때 사전에  리서치를 꼼꼼히 해서 후회없이 잘 사는 편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자제품을 살 때  반복적으로 실패해 온 물건이 프린터다. 온전히 자기 수명대로 살다가 돌아가신 프린터가 없는 것 같다.  쓰다보면 어느새 고장이 나고 수리비가 새 프린터 가격의 50% 정도에 근접하다 보니, 수리를 포기하고 버리게 되는 것이다.

프린터란 물건은 특히 고장이 잘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아마도  고장의 원인은 내가 제공한 것 같다. 나는 제조사의 정품잉크가 아니라 이른바 ‘무한잉크’를 써왔다. 이렇게 정품잉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프린터회사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프린터회사는 일단 프린터 기계는 싸게 팔고 비싼 가격의 잉크를 반복적으로 팔아 수익을 남긴다. 그런데 사람의 인지구조라는게 희한해서 프린터 기계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양도 쥐방울만한 정품잉크를 사기가 굉장히 망설여지게 되어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에 반감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프린터를 개조해서 대용량의 비정품 잉크를 사용할 수 있는 ‘무한잉크’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듯 하다.

문제는 무한잉크를 쓰면 프린터가 빨리 망가진다는 것이다.  정품잉크가 아니다 보니, 프린터 헤드에 무리가 간다. 잉크 값 아끼려다, 프린터 본체까지 다시 사야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된다.

오늘 HP 오피스젯프로 8000이  무한잉크라는 독약으로 절명했다. 야매 수리점에가서 2만원을 주고 고쳐진 듯 했으나 집에 와서 테스트 해보니, 다른 부분이 또 고장나버렸다. 포기다. 다음주에 폐기처분할 예정이다.

최근에 엡손에서는 무한잉크 개념을 아예 자사 제품에 녹인 제품을 출시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L305 모델인데,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기계값 대비 비싼 잉크를 사고 싶지 않는 소비자의 생각을 받아들여 무한잉크 개념을 아예 프린터 기본 스펙에 채택해 버린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다. 그런데 그 많은 잉크를 다쓰고도 프린터기가 계속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엡손의 정품 무한잉크를 사용하고 있으니, 장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기대해 본다.

그런데,  편의점에서 프린트 해주는 서비스를 하면 어떨까? 솔직히 중학생 딸애 숙제 때문에 프린터가 필요한 것이지, 개인적으로는 필요없다.  옛날에는 PC방이나 동네 문방구에서 프린트 해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PC방이나 동네 문구점이 사라지는 추세니, 편의점이 프린트 서비스 해주는 장소로는 적격인 것 같다. 솔직히 툭하면 고장나 버리는 프린터 따위는 갖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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