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조슈아 포어 (2016)

이 책은 한 프리랜스 저널리스트가 2005년에 전미 메모리 챔피언을 취재하러 갔다가 기억술에 매료되어 1년동안 기억술을 배워 이듬해 전미 메모리 대회에서 우승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기억력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지력 선수'(Mental Athletes)라고 부르는데, 그들은 5개 종목에서 겨룬다. 첫종목으로 50행짜리 미발표 시를 암송해야하고, 두번째 종목에서는 15분동안 99명의 얼굴 사진을 이름과 함께 암기해야한다. 세 번째 15분 동안은 무작위로 뽑은 단어를 300개나 외워야 하고, 네번째는 한 행에 마흔자리씩 총 25행이나 되는 1,000자리 무작위 숫자를 5분동안 암기해야 한다. 마지막인 다섯 번째 종목에서는 뒤섞어 놓은 포커 카드 한 벌을 5분 동안 순서대로 기억해야 한다.

이정도면 보통 인간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나처럼 과거에 있었던 일이나, 사람 얼굴을 수시로 까먹는 사람은 이런 대회에 이런 인간들이 나와서 이런류의 대결을 펼친다는 건  상상밖의 일들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는 20년만에 만나긴 했지만 대학동기의 얼굴과 이름을 잊어버려 낯선 타인 취급하기도 했다. 갑자기 같이 일하는 동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스마트폰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저자인 조슈아 포어도 나처럼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보통사람 수준의 기억력을 보유한 일반인이다. 그런 사람이 1년 동안 전문가에게 지도받고 전미 메모리 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사실은, 기억력이라는게 악기를 배우는 것 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향상이 가능한 기술의 영역에 속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어려가지 기억술 관련 테크닉이 있지만 가장 핵심되는 것은 ‘기억의 궁전’이다.  자신이 실제 거주했던 집이나, 상상의 집에 기억해야할 대상들의 이미지를 내려놓는 것이 ‘기억의 궁전’ 기법의 핵심이다. 기억한 걸 떠올려야 할 때는 마음 속에 지은 궁전을 돌아다니기만 하면 된다.

” ‘헤렌니우스에 바치는 수사학’에 따르면, 기술적 기억은 이미지(모상)와 장소라는 두 가지 기본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미지는 어떤 사람이 기억하려고 하는 것의 내용이고, 장소는 이미지가 저장되는 곳이다. 따라서 기술적 기억은 가상의 공간, 즉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머릿속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가상의 공간에 기억하려고 하는 대상의 이미지를 저장한다. …. 기억의 궁전이라고 해서 진짜 궁전이거나 건물일 필요는 없다. … 크든 작든, 실내든 실외든, 실존하는 것이든 가상의 것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한 장소가 다음 장소와 잇닿아 있어야 하고, 눈에 선 할 만큼 아주 친숙한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에서 네 번 연속 우승을 차지한 스콧 해그우드는 기억 저장소로 건축 전문 잡지 ‘건축 다이제스트’에 소개되는 호화 주택을 썼다. “-150p

“오케이 플래토란 계속 연습하던 것을 어느 순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면서 만족하는 수준이다. 임무가 자동적인 것, 즉 무의식적인 것이 되면서 더는 발전하지 않는다. … 전문가는 판에 박힌 일에도 초지이리관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일반인과 구분된다. 에릭손은 전문가들의 이런 태도를 ‘주도면밀한 습관’이라고 부른다. 사회 각 분야에서 최고 중의 최고만 연구한 그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어느 정도 같은 발전 양식을 발견했다. 그들은 ‘자동화 단계’로 진입하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다음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한다. 자신의 기술에 집중하고, 항상 목표를 지향하며, 결과에 대해 꾸준히 비판하고 반성하는 것이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인지 단계’에 머물러 있으려고 한다.” -244p

“실제로 어떤 사람의 체스 실력을 알아보는 척도는 그가 게임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랬동안 혼자 앉아서 기존 게임을 분석하고 연구했느냐에 있다.

“어떤 사실을 안다고 해서 저절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을 모르고는 이해조차 할 수 없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더 많이 알기가 쉬워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억은 새로운 정보를 붙잡는 거미줄과 같다. 붙잡는 것이 많을수록 거미줄은 커진다. 거미줄이 커질수록 붙잡을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295p

나는 지금까지 기억력은 어느정도는 타고난 것이라 향상되기가 힘든 것이고, 노화가 진행될 수록 쇠퇴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 일반론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억력이 기술과 연습의 영역으로 충분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향상의 한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1년만에 보통사람에서 미국 메모리 참피언이 되는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니까, 실로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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