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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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t’

홍대 앞 1인 미용실이름이다. 와이프 친구 남편이 하는 가게라서 옛날에 몇번 커트를 여기서 했다. 그런데 그놈의 귀챠니즘 때문에 집 바로 앞에 있는 박승철 헤어를 그동안 이용했다. 박승철 헤어에서 맘에 들게 깍은 적이 한번도 없지만, ‘머리야 처음 깍으면 어색하기 마련이야, 좀 지나면 괜챦아~ ‘라는 나태한 마음가짐으로 꾸역꾸역 다녔었다.

머리숱도 없는 내 머리는 10분 정도면 커트가 끝난다. 근데 10분이든 20분이든 미용사의 손놀림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나마 늘 내 머리를 담당하던 미용사 선생이 나가고 새로운 미용사로 바꿨는데, 그 손놀림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 손놀림에는 정성이 없었다. 귀챦다는 느낌, 대충하는 느낌이 두피로 전해진다. 그리고 처음 커트할 때부터 두피 클리닉이니 뭐니 하며 장사를 하려 한다.

그래서 미용실을 이참에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수 십년만에 집근처 이발소에 가볼까? 라고도 생각했다. 옛날에 얼굴 면도를 하고 얼굴이 환해진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다. 뱅글거리며 돌아가는 이발소 특유의 삼색 전등에는 ‘모범 이발관’이라고 적혀있다.  그래도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제는 이발소에 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엄청난 의지력을 발휘해서 어제 The Cut에서 머리를 잘랐다. 나즈막히 들리는 음악도 좋고, 시계초침처럼 찰랑거리는 그 가위소리도 좋다. 무엇보다 손놀림에서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진다. 음악소리와 가위소리에 어느덧 몽환 속으로 빠져든다. 행복한 시간이다.

결과도 만족스럽다.  여기서 몇 번 깍으며 느끼는 거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내 머리를 가장 잘 깍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The cu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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